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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Brand

40여개의 브랜드와 함께 한 브랜드 수집 놀이 '오감 수집 마켓'

by 심토리지 2022.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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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브랜드 덕후들의 모임 ‘Be my B’에서 만난 덕매들과 강남 논현에 위치한 복합 문화공간 ‘로얄앤코’에서 열린 브랜드 수집 놀이 ‘오감수집 마켓’에 다녀왔다. 사실 단톡방으로 내용을 공유받고, 플리마켓이 뭐 별거 있겠어하며 기대 없이 방문하였다. 하지만,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것은 나의 오만한 편견이었다. 별 것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그 마켓에 5시간 가까이 머물러 있었으니까.

 

오감수집 마켓이 뭔데?

‘오감수집 마켓‘은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 등 오감(五感)을 충족시키는 분야별 40여 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행사였다. 평소 ‘브랜드, 브랜딩’이라는 키워드에 관심이 많은 나에겐 ‘브랜드 수집 놀이’라는 서브 타이틀처럼 각 부스에서 오감 테이스팅을 통해 내 취향에 맞는 브랜드를 수집할 수 있는 재미난 경험이었다.

(기억에 남는 몇 가지 브랜드는 아래에서 소개하겠다.)

 

걸그룹 대전만큼 후끈한 개인 브랜드 대전

요즘은 개인 브랜드도 단순히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탄탄한 컨셉과 기획 아래, 전문가 못지않은 디자인으로 무장한 브랜드가 많다. 하나하나 브랜드를 꼼꼼히 들여다보니 5시간이 순삭 될 지경이었다. 이건 마치, 4세대 걸그룹 대전만큼 후끈한 개인 브랜드 대전의 장을 보는 느낌이었다. 비주얼은 기본, 저마다의 콘셉트와 매력을 뽐내며 데뷔하는 4세대 걸그룹들을 보는 기분이랄까? 소비자로서는 좋은 브랜드가 풍성해지니 기쁠 일이지만 말이다.

 

럭키 드로우가 이렇게 감동받을 일이야?

행사가 열린 날은 오후 1시와 5시에 럭키 드로우 이벤트가 열렸다. 입장 시에 받은 드로우 넘버 추첨을 통해 브랜드 담당자들이 직접 선물을 증정하고 1등 1명에게는 30만 원의 바우처를 증정하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이 럭키 드로우 너무 감동적이잖아? 사람들을 모으기 위한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었다. 행사를 기획한 운영진들은 단순히 마켓을 채우기 위한 셀러가 아닌 스토리, 그리고 재미가 있는 브랜드들로 이번 행사를 채웠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어진 추첨에서는 각 브랜드 담당자들이 자신의 브랜드를 하나하나 소개하며 드로우를 진행했는데, 자신이 만든 혹은 열정을 쏟은 브랜드를 직접 소개하는 자리여서 그런지 내뱉은 단어 하나하나에 진심이 그대로 느껴져 왔다. 그래서 인지 당첨자들도 기쁜 마음으로 환호를 하며 받아가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드로우 행사를 끝까지 지켜보며 이런 마음이 들었다.

“아, 내가 돈을 쓰러 온 것이 아니라 좋은 브랜드들을 발견하러 왔구나!”

이번 오감 수집 마켓에서 기억에 남은 브랜드

#연지YEONJI

‘가장 한국적인 스킨케어 브랜드’라고 감히 말해보고 싶은 브랜드이다. 병풀, 7가지 곡물 등의 성분으로 비건 인증은 기본이며 달항아리, 범육각합, 한옥의 처마에서 영감을 받은 패키징으로 한눈에 시선을 끄는 브랜드였다.
특히, 공예가와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흑토로 빚어진 범육각합과 굽, 업다지, 합, 뚜껑으로 이루어진 달항아리 패키지가 인상적이었다. 패키지 자체만으로도 소장의 가치가 충분하며 한 번 사용하고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병풀 크림과 곡물 스크럽은 재생 가능한 종이로 만들어졌는데 전통적인 한약 포장재의 만듦새를 떠올리게 했다. ‘전통’이라는 콘셉트의 디테일을 정말 세심하게 구현해낸 점에서 가격대는 조금 있는 편이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Insta : @yeonjicos

 

#호호히

나주 쪽풀, 장성 편백 등 로컬의 원물을 활용한 비건 샴푸바와 워시바 브랜드. 개인적으로 로컬 브랜딩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제품에 지역의 이름을 담아내 지역과 특산물을 떠올리게 만든 것이 마음에 들었다. 세련된 디자인을 통해 힙하게 지역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스스로가 로컬에 도움이 되는 착한 소비를 하게 된다는 생각이 들게 되어서 이런 브랜드들이 더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로컬과 비건이라는 두 가지 화두를 적절하고 세련되게 잘 보여주는 브랜드라서 마음이 들었다.

Insta : @hohohi. official

 

#비비도따

위의 ‘호호히’라는 브랜드처럼 제주의 농산물로 만든 젤라또를 판매하는 브랜드. 영어로 된 패키징 굿즈들을 보며 얼핏 외국 브랜드인가 했다. 제품의 라인업은 ‘젤라또, 셔벗, 오메기떡을 모티브로한 아이스티키 젤라또’ 이렇게 네 가지였다. 2019년쯤 발리로 여행을 갔을 때, 로컬 식자재를 활용한 젤라또 매장이 많았던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우리나라도 K-젤라또의 시대가 열리지 않을까, 열렸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 (갑툭튀 먹깨비의 소원)
피스타치오 젤라또는 인절미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고소한 끝 맛이 인상적이었고, 트리플베리 셔벗은 적당한 산미와 달달함이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 줘서 하루 종일 퍼먹을 수도 있을 것 같은 맛이었다. 아이스티키는 오메기떡 안에 쑥 젤라또가 들어있는 형태로 찰떡 아이스의 고급 버전 같은 느낌이었다. 할매 입맛이라면 누구나 저격당할 수 있는 맛.
제주도를 대표할 멋진 브랜드를 또 하나 만난 것 같은 느낌. 제주도에 가서 직접 먹부림 할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Insta : @vividotta.official

 

#포노미터 커피

커피의 도시, 부산을 대표할 또 하나의 감각적인 커피 브랜드의 탄생을 목도한 느낌. 음악과 커피의 페어링이라는 콘셉트의 ‘포노미터 커피’는 부스 한 켠에 커피와 페어링 하기 좋은 플레이리스트를 미니패드에 담아 놓았다. 음악과 어울리는 커피를 시음할 수 있는데, 헤드셋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커피의 향을 음미하자 갑자기 세상과 단절되며 다른 시공간에 놓인 느낌이 들었다.
커피와 음악은 부정할 수 없는 참 잘 어울리는 조합인 것 같다. 나는 OASIS의 Don’t look back in anger’를 들으며 시음을 했는데 언제든 이 음악을 들을 때마다 시음했던 커피의 향이 떠오를 것 같다.
청각과 후각은 오감 중에 가장 주도적으로 반응하는 감각이라고 한다. 그래서 영화나 소설에서 미묘한 감정과 기억들을 표현할 때 목소리나 향기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은 걸까. 어쨌든, ‘오감수집 마켓’이라는 콘셉트에 잘 어울리는 브랜드가 아니었나 싶다. 아직 정식 매장은 오픈 전으로 온라인을 통해 원두와 드립백 구매가 가능하다.

Insta : @phonometer.coffee

 

#TWB

시티 시리즈의 수건으로 잘 알려진 타월 브랜드 TWB. 호텔 수건 같은 두툼하면서도 폭신한 촉감, 세련된 디자인과 색감이 돋보이는 타월 브랜드이다. 팬데믹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며 개인적으로 소소하지만 힐링을 느끼게 해주는 소품들에 관심이 늘어났는데 수건도 그중 한 가지였다. 이번에는 세 줄의 스트라이프 페이스 타월을 구매했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도 좋지만 목화 본연의 색상이 자연스러운 레드 컬러의 스트라이프 컬러와 잘 어울려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고 할까. 그리고 세수를 마치고 얼굴에 부들부들하고 향기 좋은 수건을 갖다 댔을 때 느껴지는 기분 좋은 감촉 잘 아니까.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에 돈 쓰고 싶으신 분들이 있다면 추천한다.

Insta : @twb.official

 

#에디션 덴마크

이제는 어느 정도 대중성을 갖춘 브랜드가 되지 않았나 싶은 브랜드. ‘덴마크의 여유를 당신의 식탁에’라는 브랜드 슬로건으로 덴마크 왕실차 브랜드인 A.C. 퍼치스 티핸들의 프리미엄 티와, 덴마크 양봉 장인이 만든 대니시비키퍼스의 스페셜티 허니, 덴마크 로스터리 커피콜렉티브의 스페셜티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최근, 티 브랜드 유목민 생활을 하다가 A.C 퍼치스 티핸들에 정착했다. 티 종류가 다양하기도 하지만 블렌딩의 조합이 내 취향에 맞는 편이기 때문에. 그리고 대니시비키퍼스의 꿀도 개인적으로 수준급이라고 생각한다. 비스킷에 크림치즈, 그리고 꿀을 얹어 먹는 조합은 정말 꿀 조합. 그리고 친구나 지인의 생일날 카카오 선물하기에도 가격대도 적절하고 퀄리티 있는 아이템이 아닌가 싶다.

Insta : @editiondenmark

 

#히녹

100% 제주 편백수 스프레이로 유명한 브랜드 히녹. 피크닉 Piknic의 정원 만들기 전시 때 처음 접하게 된 브랜드인데 첫눈에 반했달까. 심플한 패키징이 집에 잘 보이는 곳에 두고 늘 사용하고 싶은 아이템이다. 100% 편백수 성분으로 아이나 반려동물이 있는 집에서도 사용하기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이기도 하고 ‘에디션 덴마크’처럼 선물하기 적절한 가격대에 퀄리티 있는 아이템이라 자주 선물하곤 하는데, 특히 독립한 친구나 신혼부부들에게 환영을 받는 선물인 것 같다. 편백 향으로 여러 브랜드를 시도해봤는데 가장 자연스러운 향이 아닌가 싶다.

Insta : @hinok.life

 

 


내년에는 또 어떤 새로운 브랜드들을 만날 수 있을지 벌써 기대가 된다.
올 해 기회를 놓쳤다면 내년에는 꼭 참여해 보기를 바라며,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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