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오기 전 6월의 마지막 주, 구례로 떠났던 여행의 기억을 더듬어 쓰는 기록들. 여행을 무척이나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구례는 처음이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인 ‘윤스테이’를 보며 고즈넉하고 싱그러운 풍경에 반해 언젠가 가보고 싶다고 생각만 했었는데 친구의 갑작스런 제안에 망설이지 않고 떠나게 되었다. 둘 다, 재택으로 업무를 해야 해서 아쉽게도 많이 돌아다니지는 못했지만 그냥 머무는 것만으로도 고요하고 힐링 그 자체였던 것 같다.
구례는 화-목에 쉬는 곳들이 많은데 때마침 화-목에 맞춰 방문을 하게 되어 의도치 않게 많은 곳을 방문하지 못했는데, 아쉬움을 두고 온 만큼 꼭 다시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되었다.

교통편 : KTX 3시간 가량 소요되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차편이 많은 편이 아니라 주말이나 성수기에는 미리미리 표를 예매해 두면 좋을 것 같다.
숙소 : 소식다료
맛집 : 월인정원, 지리산 오여사네, 촌닭
둘러본 곳 : 천은사, 쌍산재
소식다료

머무는 것만으로도 쉼이 되는 곳이었던 소식다료. 사실, 숙소가 너무 좋아 다른 곳에 가고 싶은 마음이 크게 들지 않았던 것 같다. 소식다료는 찻집과 게스트하우스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숙소는 2개의 방이 마련되어 있는데, 각 방별로 예약을 받고 있다. 방에는 욕실이 마련되어 있고, 거실과 주방은 다른 게스트와 쉐어하는 구조이다.

우리가 머문 방은 이층 침대와 작업하기 좋은 책상이 마련되어 있는 방이었다. 들어서자마자 게스트를 위한 잎차와 주전자, 다도 세트가 준비되어 있었다. 카페인과 디카페인 차가 함께 마련되어 있어 늦은 밤까지 친구와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잠들었다. 무엇보다고, 체크인 하기 전 차를 내려 마시는 법까지 카톡으로 미리 보내주셔서 2박 3일간 머무는 동안 따스한 차를 음미하며 푹 쉴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감탄했던 점은 숙소 곳곳의 섬세한 디테일 이었다. 사장님 내외가 이 공간을 지으며 얼마나 고심하고 또 고민했을지 눈길이 닿는 곳마다 느낄 수 있었다. 거실에는 적당하게 폭신 탄탄한 소파와 턴테이블, 레코드판이 준비되어 있어 창밖의 풍경을 내다보며 멍을 때리기도 좋았다. 옆 주방 공간으로는 테이블이 놓여있는데 저녁 일과를 마친 후, 친구와 와인을 나누어 마시며 도란도란 수다를 떨기에 딱 좋았다.




중정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는 동명의 찻집이 운영되고 있다. 우리는 팽주와 함께 코스로 마시는 방법을 선택하여 주문했다. 매화꽃이 들은 녹차를 주문했는데 차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셔서 차를 이해하며 더 즐겁고 깊게 음미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차를 다 마신 후에는 방에서 마셨던 호지차가 인상적이어서 틴케이스 들은 찻잎을 사서 올라왔다. 차를 마시며 내부에서 바라보는 중정의 풍경이 비가 오는 날에 와서 차를 마시며 바라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다시 가야겠다.
월인정원

소식다료에서 도보로 5분 정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빵집이었다. 월인정원은 오후 3시에 오픈해 6시 30분까지만 운영하는 동네의 작은 빵집이다. 나름 오픈런을 하여, 아메리카노에 갓 구운 팥빵을 먹었다. 팥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도 갓 구운 팥빵은 감동이었다. 넣자마자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려 팥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팥빵과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맛이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나른한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니, 90년대의 아련한 영화 속 한 장면에 내가 들어와 있는 느낌이었다. 집에 올라갈 때 가져갈 식빵과 팥빵 몇 개를 포장해 왔다. 구례는 밀이 많이 나는 지역이라 은근히 빵집이 많다고 한다. 다음에 또 오게 되면 구례 빵투어도 해봐야 겠다.
지리산 오여사네

구례 버스터미널 근처에 위치한 돈까스 맛집인 ‘지리산 오여사네’. 구례에 도착하자마자 허기를 달래기 위해 방문한 식당이었다. 오여사네는 구례오일장이 열리는 날에만 문을 열기 때문에 날짜를 잘 맞춰서 방문해야 한다. 우리도 거의 오일장이 파할 시간쯤에 도착해서 간신히 마지막으로 주문을 했다.
경양식 돈까스이지만 두툼하고 고소한 맛이 나서, 느끼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돈까스도 맛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같이 주문한 들깨칼국수가 킥이었던 것 같다. 부드럽고 슴슴한 맛인데 나도 모르게 바닥까지 싹싹 긁어 먹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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