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행 #서촌 #보안스테이
코로나 확진 이후,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전과 다른 체력의 저하를 느끼며 그렇게 좋아하던 여행도 떠나지 못한 채 반년 가까이 서울 밖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마음은 원기옥을 모으듯 차곡차곡 쌓여가기 시작했고 멀리 가지 못할 거라면 서울으로라도 여행을 떠나보자 결심했다. 그리고 실행하는 것은 채 이틀도 걸리지 않았다. 급하게 금요일 반차를 내고 서울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호캉스도 좋지만 조금 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그렇다면 어디로 어떻게 여행을 떠나야 할까? 빌딩숲과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나에게 여행 처럼 느껴지는 장소를 떠올려보았다. 서울에서 평소 바라보던 뷰와 다른 곳을 떠올리니 긴 고민 없이 종로로 좁혀 졌고 결론은 ‘서촌’으로 내려졌다.
동네를 결정한 후, 숙소를 검색했다. 서촌에는 글로벌 체인이나 대기업 계열 호텔과 같은 숙소는 없고, 혼자 머물기에는 조금은 부담인 한옥 스테이들이 주를 이루었다. 그마저도 이미 풀부킹이라 별 다른 대안이 없었다. 이리저리 검색 중에 에어비앤비에서 마음에 드는 숙소를 발견했다. 바로 ‘보안 스테이’의 하나 남은 33번 방이었다. 1박에 10만원대의 가격에 창 밖으로 보이는 커다란 나무와 경복궁 뷰가 보기만 해도 마음이 평온해 지는 기분이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화장실을 공유해야 한다는 점. 그렇지만 여행 일정을 생각했을 때 움직이기 가장 용이한 동선에 위치하고 있었고 더 고민할 시간도 없었기에 예약을 했다
보안스테이 ROOM #33
문을 열자마자 경복궁 영추문의 고즈넉한 뷰가 나를 맞이했다. 통창으로 쏟아지는 부드러운 햇살과 연한 초록빛으로 반짝 거리는 은행잎들이 싱그럽게 느껴졌다. 가을에 다시 오면 참 멋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지내기 적당한 사이즈의 33번 방은 퀸베드와 책을 읽기 좋은 작은 책상과 조명, 미니 냉장고가 갖춰져 있었다. 내가 묵었던 방은 퀸베드 하나였지만 다른 방은 트윈 베드가 있는 방도 있었다. 객실 수가 4개 뿐이라 일찍 예약할수록 원하는 방을 예약할 가능성이 높다. 어매니티로는 네스프레소 캡슐 2알과 작은 생수 2병, 수건. 그리고 1층 카페와 2층 서점에서 사용 가능한 10% 할인 쿠폰이 제공되었다. 예약 시 요청하면 와인잔, 오프너가 대여 가능하며 조식도 예약 후 추가금액(5천원)을 지불하면 이용할 수 있다.
위치 및 영업 시간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자로 33 보안여관
경복궁역 4번 출구에서 도보 5분
주차정보
예약 시 문의하면 소형 기계식 주차 가능
예약정보
주변 가볼 만한 곳
보안서점
숙소 아래층에 위치한 보안 서점. 고즈넉하고 조용하니 책 읽기 좋은 곳으로
본관과 연결된 구름다리를 건너면 전시도 바로 관람 가능하다.
Home of hai
영국 브랜드로 실크로 만든 가방이 주요 아이템. 블랙핑크 제니가 착용했던 가방으로도 알려졌으며 가방 외에도 실크 블라우스, 신발, 액세서리 등도 판매. 매장 안 쪽에는 가볍게 다이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며 와인과 함께 페어링하기 할 수 있는 가벼운 식사류들 함께 판매하고 있다. (은근 맛집이라는 소문, 그리고 바틀 테이크 아웃도 가능하다.)
Rpzip
Home of hai 근방에 위치한 소품샵으로 건물 2층에 위치하고 있어 자칫 그냥 지나칠 수도 있지만 한번쯤 방문해 보기를 추천하는 곳. 인스타에서 보고 감각적이고 유니크한 제품들이 많아 방문해 보았는데 다른 소품샵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키치한 아이템들이 많았다. 인센스 홀더부터 컵, 그립톡까지 다양한 소품들이 있었으며 특히 그립톡은 업사이클링 소재로 만들어 지는데 똑 같은 모양이 하나도 없어 구매할 가치가 있다는. 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아기자기한 디피까지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멋스럽게 나오는 곳
Ofrseoul
서촌에 가면 방앗간처럼 늘 들리는 곳. 정체성은 서점이지만 왠지 책보다 에코백과 액세서리 사러 가는 곳. (저만 그렇습니다^^) 가면 책은 안 보고 소품과 액세서리만 주구장창 들여다 보다 오는 곳. (이것도 저만…) 그럼에도 레퍼런스로 참고할 만한 트렌디한 원서와 포스터, 잡지 등이 늘 입고되니 놓치지 말고 꼭 들러야 할 곳.
한권의 서점
한권의 책에 집중할 수 있는 특별한 서점으로 매 달 한권의 책만 판매하는 곳. 사실 판매의 느낌보다는 전시의 느낌이라고 할까. 한 권의 책에서 파생되는 아이템들을 서점에서 전시를 하고, 서점에서 전시된 아이템은 서촌의 스테이폴리오의 운영하는 숙소에서 경험 할 수 있다. 도쿄 다이칸야마 T-site의 한 섹션을 들여다 보는 느낌으로, 서점을 좋아한다면 한 번쯤 경험해 보기를 추천.
환기 미술관
부암동에 위치해 있어 서촌에서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택시 타면 기본 요금 정도. 미술관 내부는 사진 촬영이 금지이다. 하지만 폰을 넣어두고 고요하게 작품과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종로 일대에 좋은 미술관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로 조용히 그림에 집중할 수 있어 혼자 오는 것을 더 추천하는 곳.
환기 미술관은 김환기 화백의 부인인 김향안 여사께서 세운 미술관이다. 무엇보다 작품이 가장 돋보일 수 있도록 지어진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창문의 위치와 채광 등이 자연스럽게 작품이 스포트라이트 될 수 있도록 설계된 느낌이라고 할까. 또 하나, 부암동 주민들과 함께하는 동네 미술관으로서의 기능을 고민하며 운영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번 전시에는 메타버스 전시관도 마련되어 트렌드마저 경험할 수 있었는데 작가의 사후에 미술관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모색한다는 점에서도 인상적이었던 전시였다. (여튼 사족이 길었지만 대충 사색하기 좋은 미술관이라는 이야기)
서촌 밤 산책
가장 좋았던 것은 서촌의 밤 산책. 한낮의 북적거림이 사라진 서촌의 밤은 또 다른 느낌. 보안스테이를 출발해 청와대 방향으로 달빛을 바라보며 조용히 산책하는 건 집에 돌아가지 않아도 되는 여행자만의 소소한 즐거움이었다.
멀리가지 않고 여행의 기분을 내보고 싶다면, 서촌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시간에 쫓기지 않고 골목 골목을 걸으며 서촌의 풍경을 음미해 보는 것만으로도 확실히 리프레시가 될 것 이다.
특히, 갤러리나 전시회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면 서촌에서 느긋하게 1박하며
삼청동(국립현대미술관-학고재-국제갤러리)에서 부암동(환기미술관, 석파정 서울미술관)까지의 코스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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